개발 과정

기본적인 디자인의 칫솔 설계 시작

앞 단계까지가 구상이었다면, 이 단계는 그 구상을 어떤 모양으로 실물화할지 고민한 기록입니다.

"기본적인" 디자인이라고 부르는 이유

형태에 특징이 강한 칫솔은 손의 움직임이 개입할 여지가 적습니다. 반려동물 양치는 보호자가 아이의 입 안에서 작은 움직임과 진동으로 치은열구(치아와 잇몸 사이의 얕은 홈)를 찾아가는 일이라, 칫솔이 동작을 정해 버리는 것보다 손이 조절하기 쉬운 편이 낫습니다. 그래서 목표는 손으로 컨트롤하기 쉬운 디자인이었고 그것을 기본형이라고 부릅니다.

손이 정하는 것

반려동물 양치는 엄지를 세워 잡는 사람 양치와 달리 연필 쥐듯 잡습니다. 칫솔을 짧게 잡고 새끼손가락을 턱에 대어 손을 고정합니다. 이 그립을 전제로 하면 목은 일자보다 약간 기울어진 형태가 유리하고, 손잡이는 짧게 잡을 수 있는 길이면 됩니다.

헤드가 정하는 것

헤드는 끝이 좁고 뒤로 갈수록 넓어지는 형태를 기준으로 잡았습니다. 길쭉한 삼각형, 타원, 육각형이 후보입니다. 작은 고양이는 입술이 잘 늘어나지 않아 왕복 동작마다 입술을 밀어 가며 닦을 수 없으므로 초소형 칫솔은 볼 속(치아와 볼 사이 공간)으로 진입하는 형태가 필수 조건입니다.

1차 시제품 두 종류

먼저 만들어 본 칫솔은 두 종류였습니다. 모 한 묶음을 헤드에 접착하는 원터프팅형과, 구멍마다 모 다발을 심는 식모형입니다. 원터프팅형은 타원 그대로 슬림모(끝으로 갈수록 가늘어지는 모)로 마감하고, 모 굵기는 0.08, 0.1, 0.125 mm를 테스트했습니다.

식모형은 조사한 범위에서 슬림모를 쓴 제품이 없던 방식이라 개발의 출발점이 됐습니다. 다만 식모 방식은 3D 출력물로 시제품을 만들 수 없어 형태 검증은 원터프팅형 출력물로 먼저 했습니다.

반복 — 각도부터

제품 콘셉트를 정한 뒤 3D 모델링과 구조 설계를 직접 했습니다. 3D 프린팅으로 형태, 각도, 접촉면을 반복 수정하고 실제 양치 환경에서 테스트했습니다.

첫 번째는 각도였습니다. 목 각도를 -15도부터 15도까지, 완전 일자까지 바꿔 가며 열아홉 개 버전을 만들었습니다. 헤드를 위로 꺾는 각도도 15도에서 65도까지 시험했습니다. 여기서 목 15도에 헤드 15도라는 기준이 나왔습니다.

두 번째는 4 mm 헤드였습니다. 목 길이 20~40 mm, 헤드 길이 5~10 mm, 모 길이 15 mm를 조합해 스물여섯 개 버전을 거쳤고, 칫솔모 직경 4 mm, 4.7 mm, 5.3 mm의 1차 완성본 세 종이 나왔습니다.

목 길이 35 mm, 목 각도 15도, 헤드 길이 7~9 mm, 몸통 8~9 mm, 목 두께 4.5~5 mm. 이 세 종이 뒤에 사이즈 전개의 원형이 됩니다.

세 번째는 손잡이였습니다. 원통형에서 시작해 세모형으로, 엄지가 닿는 자리를 원형으로, 다시 완만한 원형으로 바꿨습니다. 작은 고양이용과 큰 고양이용(헤드 8~9×17 mm)을 나눠 실물로 출력했고 몸체 라인을 세 번 고쳤습니다. 작은 고양이용은 4차, 큰 고양이용은 3차까지 갔습니다.

피드백을 반영해 수정한 뒤 시제품 제작과 양산으로 넘어갔습니다. 다음 단계는 그 반복 끝에 형태가 정해진 기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