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 예방치과

구내염으로 이빨을 다 뽑게 되는 이유 — 예방이 효율적인 까닭

2024-11-01

구내염으로 고양이의 이빨을 다 뽑아야 한다는 이야기는 흔합니다. 왜 이런 질병으로 이빨을 다 뽑게 되는지, 그리고 집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순서대로 짚습니다.

수의치과의 현실

사람 치아도 예전에는 뽑는 것만이 해결책이었습니다. 지금은 크라운, 임플란트, 인레이, 각종 약으로 구강 건강을 지킬 수 있는 환경이 됐습니다. 이렇게 된 지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최신 치과 기술이 크게 발전한 건 20년 전쯤부터라고 합니다. 25년 전만 해도 충치는 거의 아말감으로 때웠습니다.

수의치과는 인의치과보다 최소 10년 이상 뒤처져 있다고 합니다. 고양이 구내염의 대표적인 치료가 스테로이드 약, 아니면 전발치입니다. 원인을 정확히 모르니 면역력에 기대거나, 문제가 되는 환경을 통째로 없애는 방식입니다.

병의 해결은 치료 아니면 예방입니다. 치료 선택지가 이렇게 제한적이라면,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예방입니다. 반려동물의 치아는 한 번 상하면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예방은 치료보다 훨씬 효율적입니다. 그 예방의 기본은 집에서 매일 하는 칫솔질이고, 병원에서 치료받은 뒤에도 같은 방법으로 이어갑니다.

수의 예방치과가 뒤처진 이유

예방치과학은 사람 치과에서도 비주류입니다. 사람 치과는 접근성이 좋고, 통증이 즉각적이라 치료 시기도 빠릅니다. 치료비가 크지 않고 치료 시간도 짧습니다. 질병의 크기와 치료 부담이 작으니 매일 예방에 신경 쓸 동기가 약합니다. 기본 관리는 하지만 그 이상은 드뭅니다. 그래서 사람 쪽 예방치과학은 크게 발전하지 않았습니다.

사람 치과의 예방치과학이 이런데, 사람 치과를 뒤따르는 수의치과에서 예방이 많이 발전했을 리 없습니다.

그런데 반려동물은 정반대입니다. 말을 못 합니다. 동물치과 자체가 드뭅니다. 광역시에도 몇 곳 없고 서울에 가야 몇 곳 있습니다. 스케일링을 하려면 전신마취를 해야 하고, 비용은 최소 수십만 원입니다. 정답이 나와 있는 치료도 없습니다. 접근성, 치료 난이도, 비용, 위험 중 어느 하나도 사람 치과와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반려동물에게 예방치과는 사람 쪽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합니다.

동물치과 임상의들도 아는 사실입니다. 다만 예방은 병원이 아니라 가정에서 하는 일이라, 임상의가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습니다.

수의사가 만든 칫솔이 없는 이유

수의사가 만든 치약은 몇 개 있습니다. 하지만 수의사가 만든 칫솔은 없습니다. 치약은 의약외품이라 전통적으로 잘 되는 시장이고 선진국에서도 꾸준히 개발됩니다. 칫솔은 다릅니다. 인건비가 낮은 나라에서 많이 생산되기 때문에 단가를 맞추기 어렵고, 기술력 차이도 크지 않습니다.

한국에서도 많은 공장이 문을 닫았고, 수입품이 대부분입니다. 국내에 기술자와 연구자가 얼마 없으니 수의사가 접촉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동물 예방치과의 중요도는 가장 높은데, 현실은 가장 뒤처져 있습니다. 저희는 칫솔을 만드는 사람이라 이 분야의 관련자입니다.

이론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이론을 온전히 살릴 수 있는 좋은 칫솔이 있어야 실제로 동물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칫솔을 만들고, 집에서 이어갈 양치 방법을 함께 정리합니다. 시간이 걸리는 일이므로 하나씩 올립니다.